'엘리베이터'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16/06/23 리플레이(Replay) (1) - 박승민(풀칠아비)
  2. 2015/11/23 [픽션] 예고된 정전 - 박승민(풀칠아비)
  3. 2015/08/21 요즘은 #2 (3) - 박승민(풀칠아비)

리플레이(Replay)

새로 이사 왔나? 처음 보는 남자였다. 이어폰 대신 머리에 하얀색 커다란 헤드폰을 쓰고 있어, 시선을 확 끌어당겼다. 근처 공원에 운동하러 나가는 차림이었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을 때, 내가 먼저 내려 아파트 현관 밖으로 나섰다.

동네 문방구에서 책 쌀 비닐을 사서 돌아왔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하고 문이 열렸는데, 깜짝 놀랐다. 나갈 때 봤던 그가 아까랑 똑같은 모습으로 다시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벌써 운동을 마쳤을 리는 없을 텐데.

순간 영화 매트릭스가 생각났다. 세상이 리플레이(Replay)된 것 아닐까?

엘리베이터는 문을 닫고 서서히 올라갔다. 그런데 조그만 창으로 그가 계단을 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리플레이가 아니었다. 그는 여기서 운동 중이었다. 계단을 걸어 오르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리는 것을 반복하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안에 남은 땀냄새가 느껴졌다.



2016/06/23 07:59 2016/06/23 07:59
 

[픽션] 예고된 정전

이런저런 일로 아침에 집을 늦게 나서게 되었다. 아직 씻지도 못했는데 9시 50분이었다.

그제야 10시부터 정전이라는 어젯밤 아파트 관리사무소의 안내 방송이 생각났다.

정전이 되면 무엇을 못하게 되지? 정전되면 뭐가 문제지?

컴퓨터의 전기 플러그를 콘센트에서 뽑았다. 밥통의 밥은 정전 이후에도 다시 보온 기능이 유지될까? 냉장고는 재가동되나? 이런 생각 하다 10시가 되었다.

아뿔싸! 머리 감고 어떻게 말린다 말인가? 아직 전깃불이 꺼지지 않았다. 10시라 그랬다고 설마 정말 10 정각에 끊지는 않겠지?

머리를 감고 드라이어로 말렸다. 역시나 예상대로였다.

아, 엘리베이터는? 타고 내려가다 멈추면, 그 안에 갇히게 되나? 그럼 이걸 타야 하나 말아야 하나?

문을 열고 나갔다. 전깃불은 아직 살아 있었는데, 엘리베이터는 ‘점검 중’이었다.

13층을 걸어서 내려왔다.



2015/11/23 08:12 2015/11/23 08:12
 

요즘은 #2

엘리베이터에 노부부가 탔다.

할머니가 3층 단추를 누르자, "3층"이라고 엘리베이터가 얘기했다.

이 엘리베이터에는 단추들이 할머니가 바라보는 앞쪽뿐만 아니라 옆쪽에도 있었다. 내가 옆에 있는 문 닫힘 버튼을 눌렀다.

엘리베이터가 다시 얘기했다.
"문이 닫힙니다."

그때 할머니가 옆에 있는 할아버지에게 얘기했다.
"요즘은 탈 사람이 없으면 자기가 알아서 문도 재빠르게 닫네요."

내가 눌렀다고 얘기하지 않았다. 조용히 웃음만 참았다.



2015/08/21 08:00 2015/08/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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