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9/08/05 기분만이라도 - 박승민(풀칠아비)
  2. 2015/05/04 여행 책 (2) - 박승민(풀칠아비)
  3. 2012/05/29 [픽션] 환상여행사 (52) - 박승민(풀칠아비)

기분만이라도

친구들은 모두 여름휴가 여행을 떠났다.

심야에 여행지 호텔 로비 소파에 혼자 앉아 조용히 책 펼치는 것을 꿈꾼다.

일요일 동네 도서관 가서 시원한 에어컨 아래에서 책을 펼쳤다. 기분만이라도? 그렇게 되질 않았다.

사실 그 호텔 로비에서 진짜로 책을 읽을 것 같지는 않다.



2019/08/05 07:56 2019/08/05 07:56
 

여행 책

언제 이렇게 많이 샀지, 여행에 관한 책을?
여행은 다니지도 않으면서.

'요즘 책이 정말 잘 나온다 말이야. 사진도 생생하고. 직접 가도 이런 것까지 못 보고, 이런 얘기도 모르고 올 것 같다.'

설마 이런 생각을 떠나지 않는 핑계로 삼으려고 책을?

자리에 그대로 있으면서 이제는 여행 책에 기대어 이런 글까지 끼적인다.



2015/05/04 07:37 2015/05/04 07:37
 

[픽션] 환상여행사

“환상여행사”
문 앞에 조그맣게 팻말이 붙어 있었다.

‘환상적인 여행을 보내 주겠다는 건가?’

여행사 이름이 조금 촌스럽기는 했지만, 어차피 오늘은 상담만 할 생각이었기에 용감하게 가게 문을 열었다. 솔직히 여행에 대해 생각만 해도, 조금은 기분 전환이 될 것 같아 여행사를 찾은 것이다.

창구에 앉은 여직원이 일어나 인사하며, 자신의 앞에 놓인 의자로 이끌었다.

“화창한 날이지요. 이렇게 좋은 날, 어떤 여행을 원하시나요?”

“지금 당장은 아니고요. 정말 조용한 곳, 추천 좀 해주세요. 잠시라도 다 잊어버릴 수 있는 그런 곳 말입니다. 가까우면 더 좋고요.”

“왜 지금 당장 떠나시지는 않고요?”

“휴가라는 것이, 내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니잖아요.”

“’잠시’라고 하셨잖아요? 지금 아직 점심시간도 30분이나 남았는데, 지금 잠시 다녀오시지요? 그리고 가까운 곳 찾으셨잖아요?”

“이 근처에 그런 곳이 있습니까?”

여직원이 사무실 안쪽의 문 하나를 가리키며 얘기했다.
“바로 여기 있지요. 5분에 만원입니다.”

무슨 소리인가 어리둥절하고,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한번 믿어보고 싶은 그런 심정이었다. 들어가서 아니면, 5분만 있다가 나올 생각으로 따라 들어갔다.

그냥 빈방이었다. 바닥에 목욕탕처럼 타일이 깔렸다는 것이 특이할 뿐이었다. 그 여직원이 큼지막한 우산을 하나 건네며 내게 말했다.
“이것만 쓰고 계시면 됩니다. 그러면 세상이 조용해질 겁니다.”

그 직원이 나가자, 사방 벽에 영상이 뿌려졌다. 나는 도심 한복판에 있었다. 자동차 소리, 사람 소리가 평소처럼 시끄럽게 들려왔다.

서서히 어두워지더니, 천장에서 억수같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제 보이는 것은 폭포처럼 떨어지는 물줄기밖에 없었고, 너무나 큰 빗소리가 다른 모든 소리를 삼켜버렸다.

그리고는 서서히 그 빗소리가 소리를 잃어버렸다. 빗소리가 익숙해졌던 것이다. 떨어지는 비의 바다 한가운데, 내가 들고 있는 우산이 하나의 고요한 섬이 되었다.

그렇게 한참 동안 조용함을 즐기고 밖으로 나왔다.


***
연휴 잘 보내셨지요?
새로운 한 주 힘차게 열어가시길 바랍니다.

2012/05/29 08:53 2012/05/29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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