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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9/11/20 우치족 이야기 #1 (47) - 박승민(풀칠아비)
  3. 2009/11/19 포장되지 않은 우리네 삶의 모습 #1 (24) - 박승민(풀칠아비)

어느 어르신들의 대화

“동네에 헌책방 하나 내면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제는 다 늦지 않았나?”
“내가 소시 적에, 자주 찾던 동네 헌책방에서 주인이 없다고 말하는 책까지 손님에게 찾아주곤 했다니까? 지금도 그런 기억력 하나는 자신 있는데.”
“자네 기억력은 지금도 알아주지.”
“그러니까 말이야, 나 그거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니까.”

대형서점 안에 있는 찻집에서 연세 지긋한 두 어르신이 나누시던 대화 내용이다. 만약 그 어르신이 고개 돌려 나에게 “젊은이 자네 생각은 어떤가?”라고 물었다면 뭐라고 대답을 드려야 했을까? “어르신, 책 어디 있는지 기억 잘 한다고 서점이 잘 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라고 대답할 수는 없지 않았겠는가? 세상 물정 나만큼 몰라서 하시는 말씀도 아닐 터이고.

그 어르신은 아직도 꿈꾸는 소년이고, 이래서 안 되고 저래서 안 되는 것을 먼저 따지는 나는 벌써 팍삭 늙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냥 그렇게 단순한 세상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고.

2010/01/08 10:55 2010/01/08 10:55
 

이런 알람시계가 있으면 ...

그럴 때는 정말 용케도 머리가 잘 돌아간다. 무슨 얘기냐고? 첫 번째 알람은 기억에도 없으니 어찌 되었는지 알 수 없고, 두 번째, 세 번째 알람을 연이어 무시할 때면 지금 일어나지 않는 것이 더 좋은 이유를 수백 가지나 생각해내니 말이다. 세 번째 알람을 무시할 때쯤이면, 대개 출근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알람 시간을 재설정하는 포기로 돌아서고 만다.

요즘에는 쉽게 끄지 못하도록 도망 다니는 알람시계도 있다고 들었다. 도망 다니는 놈 따라다니다 보면 잠이 깬다고 한다. 귀가 솔깃하여, 하나 장만하려다 그만 두었다. 물리적인 방법으로 나를 깨우는 놈에게는 물리적인 응징이 가해질 것 같다는 걱정에서 말이다. 괜히 시계 값만 축낼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런 알람 시계가 있었으면 좋겠다. 정해진 시간에 알람이 울려 버튼을 누르면, “왜 알람을 맞추었는지 큰소리로 말해보시오. 그리고 만약 지금 그 일을 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더 큰소리로 말해보시오.”라고 명령하는 그런 시계 말이다. 물론 미리 입력해둔 내용과 일치하지 않으면, 시끄러운 종소리를 계속 울려대어야 할 것이고. 그러면 정신이 번쩍 들어서 새벽시간에도 일어날 수 있지 않을까?

2010/01/07 11:06 2010/01/07 11:06
 

눈 쌓인 아침 소묘

아직도 동네 길에는 눈 쌓인 곳이 더 많다.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은 아예 눈이 그대로 남아있다. 그나마 가게 앞 인도에는 사람이 다닐 수 있도록 눈이 한쪽으로 치워져 있다. 그래도 미끄러워서, 발끝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걸어야만 했다. 앞쪽에는 할머니와 어린 손자가 손을 잡고 천천히 그 길을 걷고 있었다.

그들 뒤에서 추월할 기회만 옆보고 있을 때, “그렇게 눈 쌓아둔 데로만 걸어가면 어떡하니?” 라며 손자를 꾸짖는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부츠 신어서 괜찮아.”라는 꼬마의 대답에 할머니는 다시 “미끄러지잖아.”라고 얘기했다. 이어지는 손자의 대답은 이러했다.

“재미있잖아.”

순간 나도 그 쌓여진 눈 위로 걷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그럴 용기가 없었다. 부츠를 신지 않아서였을까? 손 잡아주시는 할머니가 없어서였을까?

2010/01/06 11:13 2010/01/0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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