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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04 13분 빠른 거실 시계 (30) - 박승민(풀칠아비)
  2. 2009/12/03 "이상한 회사" 에 대한 필자의 변 (14) - 박승민(풀칠아비)
  3. 2009/12/02 [픽션] 이상한 회사 (28) - 박승민(풀칠아비)

오늘 사는 풍경 #9 – 대업(大業)을 이룩한 장수

TV 리모컨에는 대개 이전에 보던 채널로 곧바로 돌아갈 수 있는 버튼이 있다. 지금 그것으로 재빠르게 두 채널 사이를 날아다니고 있다. 요즘 ‘일요 키득키득’은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웃음 가득 행복 가득’ 시작 전까지는 악착같이 보기 위해 채널을 자꾸 돌리고 있는 것이다.

‘일요 키득키득’이 완전히 끝난 다음에 ‘웃음 가득 행복 가득’을 시작하면 좀 좋아? 광고 보게 하려는 방송국의 계략이 틀림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굳힐 즈음에, 광고 우측 상단의 프로그램 로고가 사라졌음을 확인한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마지막 광고라는 신호다. 이제는 ‘일요 키득키득’을 포기하고 ‘웃음 가득 행복 가득’에 집중할 시간이 된 것이다.

채널을 돌린 후 편안하게 리모컨을 내려놓는다. 그리고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마치 대업(大業)을 이룩한 장수처럼.

2009/12/08 10:42 2009/12/08 10:42
 

차들은 오른쪽 길, 사람들도 오른쪽 길

“차들은 오른쪽 길, 사람들은 왼쪽 길 …” 이렇게 시작하는 동요도 있었던 것 같다. 얼마 전부터 지하철이나 공공건물의 계단 바닥에서 우측통행 안내 화살표를 자주 접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화살표 위에 발을 올려 걷다 보면 아직은 반대방향의 사람과 마주치는 경우가 많다. 몸에 배인 습관을 고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최근에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그것이 일제강점기의 잔재라는 것이 널리 알려졌지만,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전에 한번쯤 ‘차들은 오른쪽 길, 사람들은 왼쪽 길’에 대한 의문을 가져보고 그 이유를 생각해보았을 것이다.

어릴 때 나름대로 그 이유를 찾기 위해서 혼자 고민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인도가 없는 좁은 거리에서 사람들이 길 왼쪽으로 가야, 자동차와 사람이 서로 마주보고 잘 피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 이후에 인도가 양쪽에 있는 큰 도로가 많아져도 다시 그 문제에 대해서 고민했던 적은 없었다.

왜 그때 그것이 아무 이유가 없거나 잘못 된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무조건 옳다는 전제하에 힘들게 그것을 합리화하려고만 했을까? 보행자 우측통행 홍보 자료 보면 우측통행이 좋은 이유가 그렇게 많은데, 살아오면서 왜 그것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까?

또 그런 것은 없는 것일까?

2009/12/07 10:44 2009/12/07 10:44
 

13분 빠른 거실 시계

거실 벽에 걸려 있는 시계는 1년이 넘도록 13분 빠른 시간을 가리키고 있다. 일부러 그렇게 맞춘 것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시계가 조금씩 빨라지더니 13분이나 빠르게 되었다. 신기하게도 더 이상 빨라지지는 않았는데, 맞추지 않고 그냥 둔 것이다.

사실 게을러서 그냥 둔 것이지만, 대외적인 핑계는 이렇게 조금 빠르게 맞추어두면 지각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은 지각을 잘 안 하느냐고? 솔직히 시계보고 13분 빼어서 현재 시간 알아내느라 머리만 아프다. 하필이면 왜 13분이냐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10분이나 15분이면 계산하기도 쉬울 텐데 말이다.

그러면 시계를 다시 제대로 맞추면 되지 않냐고? 그렇기는 한데, 그러려니 새로운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 시계를 제대로 맞춘 후에도 습관적으로 계속 13분 빠르다고 생각해버리면, 정말로 지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 말이다.

2009/12/04 10:30 2009/12/0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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