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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09 오늘 사는 풍경 #10 – 그냥 100원짜리 이야기 (20) - 박승민(풀칠아비)
  2. 2009/12/08 오늘 사는 풍경 #9 – 대업(大業)을 이룩한 장수 (18) - 박승민(풀칠아비)
  3. 2009/12/07 차들은 오른쪽 길, 사람들도 오른쪽 길 (26) - 박승민(풀칠아비)

우치족 이야기 #3 - 왜 그가 계속?

우치족 이야기 #1
우치족 이야기 #2

우치족은 부족의 전 가장이 참여하는 부족회의를 통해 중요한 일을 결정한다. 이렇게 결정된 중요한 일의 실행은 주로 청장년들의 몫이었는데, 그들 중에서 선출된 7명이 수시로 모여서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것들을 결정하였다.

이 7인 회의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에게 주어진 코코넛 열매를 들고 그 단물을 한 모금 마셔야만 발언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 마셔버린 사람은 발언권이 주어지더라도 입을 다물고 있어야 했다.

신성한 숲 속의 우치 버섯 밭을 발견한 유명세 덕에 가물치도 일찌감치 이 7인 회의의 일원으로 선출되었다. 시계가 없는 우치족은 이 7인 회의를 항상 해가 중천에 떠있는 정오에 시작했다. 가물치는 자신 때문에 남이 기다리는 것이 싫어서, 항상 조금 일찍 회의장소로 갔다. 제일 먼저 도착하는 가물치는 회의장소에 쌓여있는 코코넛 열매들 중에서 크기가 비슷한 것으로 7개를 골라 마시기 쉽도록 구멍을 뚫어두었다.

7인 회의가 열리는 어느 흐린 날, 아침에 우치 버섯을 과식한 가물치는 배꼽시계가 고장 나서 7인 회의에 지각하고 말았다. 한참 늦게 도착한 가물치는 기다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일일이 고개를 숙여가며 미안하다는 표시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그런데 어디를 둘러봐도 자신의 코코넛이 보이지 않았다. 아니, 어느 누구도 코코넛을 들고 있지 않았다.

가물치는 코코넛이 없는 이유를 다른 사람들에게 물었다. 다른 사람들의 대답은 이러했다. “하던 사람이 해야, 빨리 잘 하지.”

2009/12/11 10:49 2009/12/11 10:49
 

작은 차이

길 건너편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타야 할 버스가 정류장에 도착했다. 차 막히는 것 때문에 도착시간이 일정하지도 않지만, 거의 30분에 한 대 꼴로 오는 버스이다. 아무리 급하다 해도 이렇게 차가 쌩쌩 달리는 큰 길을 무단횡단 할 수는 없다. 다 먹고 살자고 이렇게 돌아다니는 것인데, 그 삶을 걸 수야 없지 않겠는가?

횡단보도의 보행자 신호가 터지는 순간, 그 버스도 떠났다. ‘아, 지금부터 어찌 30분을 기다린다 말인가? 최악이다!’라고 탄식하다, 문득 ‘만약 내가 여기 도착하기 1분전에 그 버스가 떠났다면?’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을 바꾸었다. 그보다는 훨씬 낫지 않은가?

버스정류장으로 곧바로 가지 않고, 근처 커피전문점 가서 느긋하게 좋아하는 커피 한 잔을 들고 나왔다. 만약 그 버스 떠나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면, 언제 버스가 올지 몰라 커피 한 잔도 즐기지 못하면서, 그 자리에서 꼼짝없이 29분을 기다렸을 것 아닌가?

2009/12/10 10:34 2009/12/10 10:34
 

오늘 사는 풍경 #10 – 그냥 100원짜리 이야기

날씨가 우중충한 주말에는 마트에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장보기를 마치고 가방 보관함이 있는 곳에 도착하니, 그곳마저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가방만 맡기면 되는 상황이라면 그냥 안으로 들고 들어갔을 텐데, 보아하니 근처 다른 마트에서 1차 쇼핑한 물건들을 보관할 장소가 필요한 사람들인 것 같았다.

열쇠 들고 가방이 들어있는 보관함 앞에 서니, 한 아주머니가 잽싸게 내 뒤에 바짝 붙어 섰다. 열쇠를 꽂아 돌리는 순간, 홈에 걸려 있어야 할 100원짜리 동전이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나는 분명 한 개를 넣었건만, 두 개가 바닥에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런 횡재가?’ 라고 생각하며 하나를 얼른 줍고, 다음 동전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런데 내 바로 뒤에 있던 그 아주머니 벌써 동전을 줍고 있었다. 살짝 얼굴이 마주쳤건만 그 아주머니는 내게 동전을 건네는 대신, ‘상황 파악 끝났음’을 뜻하는 미소만 지었다.

동전 달라고 얘기하려다 그냥 돌아섰다. 그 아주머니는 내(?) 동전으로 내가 사용하던 보관함을 물려받았다. 주차장으로 가면서 ‘아까 실수로 내가 두 개 넣었던 것이라고 우길 걸 그랬나?’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횡단보도 지나가다 발견된 길바닥의 100원을 그냥 지나친 적도 있으면서, 원래 내 돈도 아닌 이 100원은 왜 이렇게 아깝게 느껴지는 것일까? 사실, 그냥 뒤의 아주머니가 100원짜리 없다며 하나 달라고 했어도, 그냥 흔쾌히 주었을 100원짜리 동전인데 말이다.

오늘도 지난 번처럼, 누가 귀찮다고 100원 포기하고 주차장 아무 곳에나 버려둔 카트는 없는지 찾아봐야겠다.

오늘 사는 풍경 #3

2009/12/09 10:36 2009/12/0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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