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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08 그렇게 믿고 싶었다 (26) - 박승민(풀칠아비)
  2. 2010/06/07 그는 세상을 안고 있었다 (22) - 박승민(풀칠아비)
  3. 2010/06/04 김씨는 어디에 한 표를? #2 (34) - 박승민(풀칠아비)

그렇게 믿고 싶었다

나만 놀란 것이 아니었다. 그 놈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어쩌다 우리 집으로 넘어온 놈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면 바퀴벌레답지 않게 저렇게 헤매고 있을 리가 없다. 아무렴 우리 집에 바퀴벌레가 있을 리가 없지, 그것도 저렇게 큰 놈이.’
놀란 마음을 먼저 진정시키고 그 놈을 절명시킨 나의 능숙함이 조금 불안하게 느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렇게 믿고 싶었다.

아파트 아래층과 위층이 연결되어 있는 하수 배관 부위에만 열심히 바퀴벌레 약 뿌리고 있다.

2010/06/08 10:51 2010/06/08 10:51
 

그는 세상을 안고 있었다

6월초이지만 날씨는 벌써 한여름이었다.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한 젊은 아빠가 세 살 남짓한 딸 아이를 한 손으로 안고 일어섰다. 그리고 내리기 위해 문 앞에 위치했다. 손잡이를 잡고 있는 그의 손에 들어간 힘이 느껴졌다.

때이른 더위에 지친 기색이 여기저기 역력했지만, 딸을 쳐다보는 그의 얼굴에는 비장함을 숨긴 흐뭇한 미소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세상을 안고 있었다.

2010/06/07 10:42 2010/06/07 10:42
 

김씨는 어디에 한 표를? #2

김씨는 어디에 한 표를?

김씨는 잠자리에 누워서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경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두 사람이 모두 경주를 택하고 거기에다 부장까지 손을 들어주는 경우밖에 없었다. 알 수 없는 부장의 마음을 기대해보자며, 과연 그 두 사람을 설득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김씨는 설악산으로 가자고 두 사람을 설득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잠이 들었다.

김씨는 아침 일찍 출근해서 그 두 사람을 휴게실로 데리고 갔다. 커피를 건네며 마음은 정했냐고 넌지시 물어보았다.
“분위기 봐서.”
이 짧은 대답에 김씨는 더 이상 설득할 수 없었다.

유난히 미소를 지으며 부장이 아침 회의를 소집했다.
“어디로 갈지 생각들 해봤겠지? 사실 나는 경주로 가고 싶은데, 여러분들 의견 따르기로 했으니 그렇게 해야지. 자, 손들 들어보자고.”

2010/06/04 10:45 2010/06/0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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