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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10 불국사 (1) - 박승민(풀칠아비)
  2. 2008/10/08 공중부양 - 박승민(풀칠아비)
  3. 2008/10/06 혼자 식당에서 밥 먹기 (2) - 박승민(풀칠아비)

불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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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국사에 갔었다. 학창시절 국사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사진 하나 찍어왔다. 불국사 가서는 돌을 보고 와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다. 그리고 그 이유까지도 말이다. 사진을 자세히 보라.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아래의 자연석과 건물을 받치기 위해 다듬어진 돌 사이의 경계를 살펴보라.

가끔 과연 요즘 사람들이 만들면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문화재 복제를 위해 똑같이 만들지 않는다면, 아마도 상단의 돌은 벽돌처럼 반듯하게 만들어졌을 것이고, 아래의 자연석들은 상단의 돌에 맞추어지기 위해 튀어나온 부분이 깎여져 나갔을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쉽지 않겠는가?

하지만 신라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래의 자연석 모양에 맞추어 위에 올라가는 돌을 깎아냈다. 시간과 비용만을 생각한다면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지 않겠는가?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과 겸손의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진정한 여유와 풍요의 표현이 아닐까?

우리는 과연 그 때보다 더 잘 살고 있는 것일까?
2008/10/10 11:12 2008/10/10 11:12
 

공중부양

남몰래 수련에 정진하여 공중부양에 성공한 초로의 은자가 있었다. 비록 아직은 앉은 자리에서 한 자정도 떠오르는 정도였지만 그에게는 인생의 목표를 달성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느 누구에게도 이 성공 사실을 알리지는 않았지만, 그는 공중부양하면서 행복했고 또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얼마 후 오래 간만에 가족을 만나기 위해 하산하였다. 읍내 전파사 TV앞에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12살 소년이 공중부양해서 원하는 곳으로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말이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는 한마디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어린 나이에 이룬 성취에 경의를 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떨구었다. 그는 남은 생애 동안 열심히 노력해도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 어린 도인은 그야말로 천재다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자신이 질투나 시기에 앞서 먼저 경의를 표했다는 사실에 그 동안의 수련이 완전히 헛된 것은 아니었다라고 스스로 위로하였다.

그는 이제 더 이상 공중부양을 하지 않는다. 차라리 그 어린 도인을 부양을 보지 못했다면 …

어느 분야에서든 소위 말하는 천재가 있기 마련이다. 그 천재성이 타고 난 것이든 숨은 노력의 결과이든 내가 하는 분야에서 정말로 넘지 못할 벽이 되어 나타난다면, 그것도 너무 늦게 나타나 내가 그 길을 바꿀 수조차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과서적인 답은 ‘꼭 최고일 필요는 없다, 일을 즐기면 된다.’ 라고 말하겠지만, 지금의 세상은 최고에게만 눈길을 주고 있지 않은가? 최고가 못되면서 그 일을 하는 사람이 행복해지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눈길에 초연해지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2008/10/08 10:43 2008/10/08 10:43
 

혼자 식당에서 밥 먹기

식당 주인 입장에서 생각하면 정말로 아쉬운 것 중의 하나가 사람들이 하루 세끼밖에 먹지 않는다는 사실일 것이다. 옛날 임금님들은 하루에 더 많은 끼니를 드셨다는데 이를 한번 유행시키고픈 마음도 있을 법하다.

아침부터 식당에서 밥 사먹는 사람은 잘 없으니, 식당 주인은 정해진 점심, 저녁 시간에 최대한 손님을 많이 받아야 한다. 하지만, 손님을 많이 받으려면 자리가 많아야 하는데 이 자리 또한 한정되어 있다. 당연히 이제 남은 지상과제는 분명해진다. 무조건 빈 자리는 없어야 되고, 가능한 이윤이 많이 남는 음식을 그것도 빨리 손님이 먹도록 내몰아야 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할 진데, 바쁜 점심시간에 혼자 식당에 갔다고 생각해보라. 파리 날리는 식당이 아니라면 당연히 눈치주기 마련이다. 주인이 다른 손님과 합석을 권하면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어차피 합석하면 되니 눈치 볼 것 없지 않나 생각할 수도 있지만, 혼자 오나 네 명이 오나 동일한 밑반찬을 내 놓아야 하는 주인의 입장을 생각하면 결코 눈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내 돈 내고 내가 먹는데’ 라고 생각하며 무덤덤할 자신이 없다면 식사는 이미 ‘최대한 빨리 배채우기’로 전락하고 만다.

그렇다고 밥 먹는 재미를 포기할 수야 없지 않는가? 내 나름의 해결책은 피해가는 것이다, 일찍 가든지 늦게 가든지.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밥 먹는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가? 식당에서 시간대별로 밥 값을 다르게 정하면 식사시간을 조절해주는 회사가 생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다 먹고 살자고 이 고생들 하는데 배꼽시계를 충족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규칙적인 식사가 건강유지에 꼭 필요하다고 하니 …

이제 남은 대안은 식당을 특화시키는 방안밖에 없을 듯. 간혹 분식점 같은 곳에 벽 바라보면서 먹는 자리가 있다. 한 자리라도 더 만들려는 노력의 산물이다. 이런 자리는 혼자 않더라도 아무런 눈치 볼 필요가 없다. 아예 이런 자리만 있는 식당을 차리는 것은 어떨까? 복도처럼 길게 생긴 점포를 임대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임대료도 더 쌀 것이다. 그런 가게를 임대하지 못하면 가운데 자리에도 벽을 만들자. 칸막이로 미로처럼 벽을 만들고 모두가 그 벽을 보면서 앉도록 식탁을 만들자. 마주 보는 일 없도록 말이다. 그리고 밑반찬 그릇도 조그마한 1인용들로 준비하자. 아예 1인용 셀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

혼자 밥 먹는다고 꼭 인간관계 나쁜 것은 아니다. 의외로 돌아다니는 직업을 가진 사람도 많고, 혼자 밥 먹고 싶을 때도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이 집에서 밥하기 싫을 때도 있다. 내 생각에는 이런 식당 잘 될 것 같은데 … 돈 낼 것 다 내고 눈칫밥 먹기 싫은 사람이 더 있지 않을까? 오늘 점심에 간 분식점에는 벽보는 자리에 거울이 붙어 있었다. 식당 넓어 보이라고 붙인 거울 이라기엔 너무 작고, 그렇다고 벽보고 앉은 사람들에게만 손쉽게 이빨 사이에 끼인 고춧가루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을 리도 없고 … 혼자 밥 먹는 사람이 그래도 외롭게 보이기는 한가 보다.
2008/10/06 12:24 2008/10/0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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