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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21 내게 필요한 것은 질문 (2) - 박승민(풀칠아비)
  2. 2008/10/10 불국사 (1) - 박승민(풀칠아비)
  3. 2008/10/08 공중부양 - 박승민(풀칠아비)

내게 필요한 것은 질문

스포츠 경기 관람하는 것을 좋아한다.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이 한창이다. 넘쳐나는 관중을 보면서 불현듯 지난 여름 올림픽 때 반짝 이나마 국민들의 관심을 받았던 핸드볼 경기가 생각났다. 그리고는 핸드볼 슈팅으로 실기시험을 보던 고등학교 체육시간으로 생각이 넘어갔다.

시험보기 전에 얼마간 연습을 할 때다. 드리볼 해서 점프슛을 할 때마다 선생님께서는 왜 그렇게 못하냐고 야단을 치셨다. 그저 슛이 약해서 그런가 생각했다. 그렇게 실기 시험도 보았고, 입시 지옥 속에서 다시 생각해볼 여유도 없었다.

그런데 한참 나중에 성인이 된 다음 TV 중계를 보면서 무엇이 문제였던지 깨달았다. 그 당시 나는 6미터 라인에서 수직으로 점프해서 슛을 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달려와서 수직으로 점프하기도 쉽지 않았을 터인데 … 바보처럼 무조건 6미터 라인 안쪽으로 들어가서 슛을 하면 안 된다는 규칙만이 머리 속에 가득 차있었던 것이다. 최대한 골대 쪽으로 다가가도 시원치 않을 판에 선 밟지 않으려고 속도를 줄이고 위로만 뛰었으니 무슨 슛에 위력이 있었겠는가?

그때 선생님께 뭐가 문제인지 질문만 했더라면 …

알고 나면 무지 간단한 문제이거나 잘못된 강박관념인데 그냥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지나치고 있는 것이 또 있지는 않을까? 핸드볼 슈팅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무지 중요한 일이.

너무 늦지 않게 질문해보자. 주위의 선생님들은 내가 당연히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2008/10/21 11:19 2008/10/21 11:19
 

불국사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불국사에 갔었다. 학창시절 국사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나서 사진 하나 찍어왔다. 불국사 가서는 돌을 보고 와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다. 그리고 그 이유까지도 말이다. 사진을 자세히 보라.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아래의 자연석과 건물을 받치기 위해 다듬어진 돌 사이의 경계를 살펴보라.

가끔 과연 요즘 사람들이 만들면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문화재 복제를 위해 똑같이 만들지 않는다면, 아마도 상단의 돌은 벽돌처럼 반듯하게 만들어졌을 것이고, 아래의 자연석들은 상단의 돌에 맞추어지기 위해 튀어나온 부분이 깎여져 나갔을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쉽지 않겠는가?

하지만 신라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래의 자연석 모양에 맞추어 위에 올라가는 돌을 깎아냈다. 시간과 비용만을 생각한다면 절대 그렇게 할 수 없지 않겠는가?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과 겸손의 표현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진정한 여유와 풍요의 표현이 아닐까?

우리는 과연 그 때보다 더 잘 살고 있는 것일까?
2008/10/10 11:12 2008/10/10 11:12
 

공중부양

남몰래 수련에 정진하여 공중부양에 성공한 초로의 은자가 있었다. 비록 아직은 앉은 자리에서 한 자정도 떠오르는 정도였지만 그에게는 인생의 목표를 달성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어느 누구에게도 이 성공 사실을 알리지는 않았지만, 그는 공중부양하면서 행복했고 또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얼마 후 오래 간만에 가족을 만나기 위해 하산하였다. 읍내 전파사 TV앞에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12살 소년이 공중부양해서 원하는 곳으로 둥둥 떠다니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말이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지만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는 한마디로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어린 나이에 이룬 성취에 경의를 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는 이내 고개를 떨구었다. 그는 남은 생애 동안 열심히 노력해도 그렇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더 잘 알았기 때문이다. 그 어린 도인은 그야말로 천재다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자신이 질투나 시기에 앞서 먼저 경의를 표했다는 사실에 그 동안의 수련이 완전히 헛된 것은 아니었다라고 스스로 위로하였다.

그는 이제 더 이상 공중부양을 하지 않는다. 차라리 그 어린 도인을 부양을 보지 못했다면 …

어느 분야에서든 소위 말하는 천재가 있기 마련이다. 그 천재성이 타고 난 것이든 숨은 노력의 결과이든 내가 하는 분야에서 정말로 넘지 못할 벽이 되어 나타난다면, 그것도 너무 늦게 나타나 내가 그 길을 바꿀 수조차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교과서적인 답은 ‘꼭 최고일 필요는 없다, 일을 즐기면 된다.’ 라고 말하겠지만, 지금의 세상은 최고에게만 눈길을 주고 있지 않은가? 최고가 못되면서 그 일을 하는 사람이 행복해지기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눈길에 초연해지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2008/10/08 10:43 2008/10/08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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