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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8 로또 #2 (30) - 박승민(풀칠아비)
  2. 2009/12/17 조각 그림 맞추기 (22) - 박승민(풀칠아비)
  3. 2009/12/16 아직도 채널만 ... (18) - 박승민(풀칠아비)

로또 #2

토요일 늦은 저녁이었지만, 식당 안은 제법 붐볐다. 김씨는 며칠 전 갑자기 생긴 회식으로 친구와의 약속을 어쩔 수 없이 토요일 저녁으로 미루었던 것이다. 식사자리에서 술자리로 분위기가 막 넘어갈 즈음에, 누군가 “아줌마, 로또 방송 틀어주세요.”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값이 반으로 떨어진 후에, 로또도 시들해졌어. 당첨되어도 그 돈 가지고는 사람 버리기만 딱 좋은 것 같아.” 라는 친구의 말에 김씨가 맞장구 쳤다.
“맞아, 1등 당첨금 액수 줄어든 것 보면, 마치 내 돈 잃은 느낌이 든다니까. 그래도 나는 당첨되면 어떻게 할 건지 계획은 미리 다 세워놓았는데 … ”
“당첨되면 여기저기서 귀찮게 군다고 그러던데?”
“당첨되면 돈 찾자마자, 일단은 외국으로 나가야지. 두어 달 여행하고 돌아와서 우선 우리 동네에서 제일 좋은 아파트 한 채 사고, 남는 돈의 반은 펀드에 묻어두고, 나머지로는 조그만 무인도 하나 살 걸세.”
“또 그 무인도 타령이군.”

그때 마침, TV에서 로또 방송이 시작되었다. “자, 어서 로또 꺼내. 여기서 당첨되면, 나도 조금 떼줘야 하는 것 알지?” 라는 친구의 말에 김씨가 대답했다.

“나 로또 안 사는데.”


2009/12/18 10:56 2009/12/1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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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그림 맞추기

커피 한 잔 즐기면서, 책이나 읽으려 찻집을 찾았건만, 도통 집중이 되지 않았다. 특히 옆 테이블에 앉은 몇 사람들은 무슨 중요한 거래를 하는지, 주위를 살피고 나름 소리 죽여가며 계속해서 억(億) 소리를 내고 있었다. 솔직히 그것이 더 신경 쓰였다. 차라리 옆에 가서 “다 들리는데요.”라고 말해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잠시 후 그 억 소리에 큰 소리로 전화 받는 소리까지 더해졌다. 이 찻집 위치를 알려주는 소리가 들리더니만, 한 사람이 황급히 일어나서 문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아저씨, 여기” 라고 외쳤다. 잠시 후 퀵서비스 아저씨가 두툼한 서류봉투를 들고 뒤따라왔다. 거래에 필요한 중요한 서류를 퀵서비스로 불렀구나 생각할 즈음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저희야 그냥 퀵서비스이잖아요?” 테이블에 있던 한 남자가 핸드폰을 꺼내 들고 격양된 어조로 통화하기 시작했다. “아니, 원칙대로 하셔야죠. 아무리 계산이 다르다고 해도 … ” 그리고는 퀵서비스 아저씨에게 또 뭐라고 했다. 그러자 그 퀵서비스 아저씨 입에 담기 힘든 욕을 내뱉으며 그 서류봉투를 다시 들고 가버렸다. 그리고 그 테이블에서 “도대체 어디서 왔기에 이 만원이야. 일 나오면 점심도 내 돈으로 안 먹는데 …” 라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사람들이 없는 쓰레기통 옆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 머리 속으로 조각 그림을 맞추기 시작했다. 퀵서비스 아저씨가 착불 운임 이 만원을 내라고 하자, 그 남자는 화가 나서 서류를 보낸 사람에게 따지는 전화를 한 것이다. 어떤 원칙이 있어, 원칙대로 하라고 주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서로 돈을 못 내겠다며 통화가 끝났을 것이다. 그리고 그 남자는 퀵서비스 아저씨에게 나는 돈을 못 주니 그쪽 가서 받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라고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그 아저씨 열 받아서 욕하고 서류 다시 들고 돌아간 것이고.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빠진 조각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들이 지금 마시는 차 값만 해도 이 만원이 넘을 텐데. 더군다나 억 소리 나는 거래인데 말이다. 우선 서류 받고 거래를 진행했어야 하지 않나?

빠진 조각이 무엇일까? 혹시 그 서류가 있다는 사실만 알려주고, 보여주기는 싫어서 일부러 그랬던 것은 아닐까? 애꿎은 퀵서비스 아저씨만 희생시켜서 말이다. 아니면, 그냥 현금 이 만원이 없었거나.

지금도 정말 궁금하다. 하지만, 어쩌겠나? 어차피 그때도 그 사람들 따라서 자리를 옮길 수야 없었지 않겠는가?

2009/12/17 11:28 2009/12/17 11:28
 

아직도 채널만 ...

초등학교 시절 명절날 특선만화영화 보면서, 다른 채널에 혹시 더 재미있는 것 하면 어쩌나 걱정하며 중간중간 채널 여기저기 돌려본 적이 있지 않은가? 한 채널에서 재미있는 것 할 때면, 이유는 몰라도 다른 채널에도 재미있는 것 한다는 사실을 간파할 정도로 머리가 컸을 때 말이다.

머리가 좀더 컸을 때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던 것 같다. 토요일 밤 주말의 명화와 토요 명화 중 내가 안 보는 것이 더 재미있으면 어떡하나 싶어 채널 사이를 넘나들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달라졌을까? 지금 가진 것 정도면 그냥 만족하고 살아도 될 것도 많은데, 그런 것까지도 채널만 계속 돌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

2009/12/16 13:48 2009/12/1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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