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의 서랍 정리

김씨는 오늘도 출근길에 서랍정리를 다짐했다. 앞으로도 읽혀질 가능성이 거의 없는 자료들과 온갖 잡동사니들로 서랍은 이미 한참 전에 포화상태가 되었기 때문이다.

(월요일)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부장에게 왕창 깨졌다. 괜히 이런 날 서랍 정리하면 사람들이 정말로 짐 싸는 것으로 오해할 것 같아 참았다.
(화요일) 비가 왔다. 그래서 못했다. 김씨도 감정의 동물인지라.
(수요일) 나라 안팎이 너무 소란스러운 하루였다. 서랍 정리하고 있으면 세상일에 무심한 사람으로 보일 것 같아, 틈나는 대로 수다에 열중했다.
(목요일) 한 시간 정도 느슨한 시간이 생겼다. 신중하게 버릴 것을 고르기에는 시간이 약간 부족할 것 같아, 보다 오롯한 시간이 날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였다. 중요한 것을 실수로 버리면 큰일 아닌가?
(금요일) 역시나 바쁜 하루였다. 그런데 부장이 동창회 간다면서 일찍 퇴근했다. 남아서 서랍 정리하려다 잽싸게 빠져 나왔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닌데, 어찌 … 다음주도 있지 않은가?

2010/05/28 11:06 2010/05/2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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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카타리나 2010/05/28 11:19

    서랍정리를 자주 해보고 내린 결론
    뭐.....하나 안하나.....며칠 지나면 똑같아진다 ㅋㅋㅋㅋㅋㅋ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30 01:16

      정리를 잘 하는 사람은 애당초 그런 사태를 만들지를 않겠지요.ㅎㅎㅎ
      날카로운 지적이십니다.

  2. Phoebe 2010/05/28 11:33

    에궁... 저도 찬장 정리 해야지 하고 몇주가 지나가네요.ㅎㅎㅎㅎ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30 01:19

      김씨처럼 요일 별로 못하신 이유를 적어보심은 어떨까요? ㅎㅎㅎ

  3. 보시니 2010/05/28 11:36

    서랍정리.... 전 1년에 한 번 한답니다.ㅎㅎ
    근데, 서랍정리를 미루시는 이유들이 정말 재밌어요.~ㅎㅎ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30 01:20

      못하는 이유 찾을 때는 대개 머리가 잘 돌아가지요...쩝 ^^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4. 바람꽃과 솔나리 2010/05/28 11:48

    마치 절 보는 듯...ㅎㅎ
    이런 핑계 저런 핑계로 저도 서랍 속이 엉망입니다^^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30 01:21

      저는 잘 버리질 못합니다. 그래서 서랍은 항상 가득차지요.
      그러면서 정리도 잘 안하지요.. 어쩔려고 그러는지 ...

  5. KEN 2010/05/28 13:17

    결국 다 미뤘군요.
    다음 주도 마찬가지로 '또 다음 주가 있어' 하면서 미루겠군요. ㅋㅋㅋ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30 01:21

      그러면서 한 일 년 또 후딱 지나가겠지요...^^

  6. 버섯공주 2010/05/28 13:40

    저도 이런 저런 핑계로 미루고 있는 일이 있지 않은지 다시 되내어 보게 하네요. ^^ 늘 짧은 내용 속에 강한 의미를 받습니다.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30 01:23

      이런 핑계 저런 핑계 기발하게 잘 생각해내면서,
      미루는 일들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어서 적어보았습니다.
      고맙습니다.

  7. 유아나 2010/05/28 16:54

    김씨가 아니라 유씨 아닌가요 ㅎㅎㅎ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30 01:24

      ㅎㅎㅎ 누구나 다 미루는 일들이 있기 마련인 것 같습니다.

  8. 굄돌 2010/05/28 19:30

    그럼 남들 쉴 때 조용히 와서 서랍정리하면 되겠네요.
    남의 시선 신경 쓸 필요 없고,
    마음도 여유롭고~~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30 01:25

      아마도 서랍이 넘쳐 폭발할 때즘이면 쉬는 날에 나가서라도 정리 할 것 같습니다. ㅎㅎㅎ 우리 김씨 말입니다.

  9. mami5 2010/05/28 22:12

    혹시 저보고 하시는 말씀 아닌지요~~^^;;

    맨날 미루다 아직이니~~ㅠ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30 01:26

      다들 미루고 있는 것들이 몇개씩은 있지 않을까요? ^^

  10. 의식무장 2010/05/29 11:03

    아아...먼지 머를 안타까운...우선 저는 귀찮아서 미루고 있구요..ㅠㅠ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30 01:27

      귀찮음도 굉장히 큰 이유이지요.
      복잡한 세상에 신경 쓸 것이 너무 많아서 덩달아 귀찮은 것도 더 많아지고
      그런 것 같습니다. ^^

  11. 찬유 2010/05/29 22:28

    역으로 생각한다면..
    매일매일 해야할 이유도 만들 수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긍정적인 사고 ^^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30 01:31

      좋은 지적이십니다.
      왜 안하고 못하는 핑계만 찾게 되는지 .... ㅠㅠ

  12. 촌스런블로그 2010/05/30 03:24

    저도 서람정리를 해야겠어요^^
    근데 사실 서랍보다 마음의 정리가 더 급한 것 같습니다~~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30 11:30

      마음 정리가 훨씬 더 어려운 것 아닌가요?
      저는 아직 엄두가 나질 않네요.. 해야하는데 ...

  13. 미자라지 2010/05/30 13:10

    ㅋㅋㅋ완전 제 얘기네요...ㅋㅋㅋ
    하루하루 미루다보니 할일이 자꾸 밀리네요..ㅋ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30 19:06

      저는 점점 더 미루는 일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게을러져서 그렇겠지만,자꾸 새로운 일들이 생기기도 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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