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에서

모처럼 이른 아침에 목욕탕을 찾았다. 온탕 속에서 더워진 몸을 식히려 냉탕으로 이동하다 문득 몇 년 전 일이 생각났다.

온탕 속에 있는데 한 외국인이 옆자리로 들어왔다. 그러고는 “어~”라며 능숙한 탄성을 지어냈다. 제법 한참 후에 그는 냉탕으로 옮겨갔다. 그런데 나는 그 모습을 보며 하마터면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릴 뻔했다. 수건으로 아랫도리를 가리고 냉탕으로 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아직도 목욕탕에서 그렇게 가리고 다닐까? 그런데 오늘은 왠지 좋은 점을 골라 내 것으로 만드는 그의 모습에 감탄하기 보다는, 어디에도 완전히 녹아들지 못하고 있는 내 모습이 자꾸만 떠오른다. 당신은 어떠한가?

2010/05/10 10:22 2010/05/10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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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hoebe 2010/05/10 11:32

    푸하하... 저는 떠올릴 필요도 없어요. 실생활이 녹아들지 못한 생활이라서... 하하하...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11 12:08

      여기도 저기도 완전히 동화되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적어보았습니다. ^^

  2. 바람꽃과 솔나리 2010/05/10 12:20

    같은 남자끼리인데 가렸군요...ㅎ
    아마 습관인가 봅니다^^*
    그냥 자기대로 사는거지요...^^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11 12:12

      그렇지요. 그냥 자기 방식대로 사는 것이지요.^^

  3. 하늘엔별 2010/05/10 13:18

    욕탕에서 외국인 보면, 제가 가리고 싶어지던데요????
    ㅋㅋㅋ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11 12:13

      ㅎㅎㅎ

  4. killerich 2010/05/10 13:49

    얼마나..민망했으면^^..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11 12:14

      많이 어색했나 봅니다. ^^

  5. 레오 2010/05/10 17:57

    위험한 무기는 항상 가려야 됩니다 ..지구의 평화가 다 거기에 달렸지요 ㅋㅋㅋ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11 12:16

      너무나 재미있는 댓글에 한참을 웃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6. 펨께 2010/05/10 18:31

    풀칠아비님 글도 재미있지만 레오님 댓글 완전 대박이네요.ㅎ
    많이 부끄러웠나봅니다.ㅎ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11 12:20

      저도 레오님 댓글에 한참 웃었습니다. 많이 어색했나봅니다.

  7. KEN 2010/05/10 18:52

    외국인이라면 더 안 가릴 듯 한데, 왜 가렸을까요? ㅋㅋㅋ
    그 외국인은 부끄럼과 쑥스러움이 많았군요?
    전 어렸을 때는 가렸던 기억이... ㅎㅎㅎ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11 12:22

      정말 왜 가렸을까요? 대중목욕탕 문화가 아무래도 쉽게 적응이 되지 않은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

  8. 굄돌 2010/05/10 20:32

    대체로 잘 스며든다고 생각하는데
    요즘, 영 아닌 일이 있어 갈등입니다.
    정말 별난 사람들 여섯명이 모여 만장일치로 저를 뽑았다고 하는데
    영 영....

    내가 별난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저 침묵입니다.
    그 사람들 속에 섞일 때면 말입니다.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11 12:25

      가끔 정말로 녹아들기 힘든 상황이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항상 녹아들어야 하는 것도 아닌 것 같고요.
      저는 솔직히 잘 녹아들지 못하는 편이라 ...

  9. 보시니 2010/05/10 23:33

    대중탕이 외국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모양입니다.
    풀칠아비님도 외국인들과 함께 하는 대중탕엔 익숙치 않으셨나봐요~ㅎㅎ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11 12:26

      저도 분명 어색했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요. ^^

  10. 책요리사 2010/05/11 04:05

    아직도 냉탕에 들어갈 담력과 혈기를 갖고 계시다니... 난 요즘 그냥 미지근한 물에 사워하고 나오는데. 매사가 귀찮아서리... 공중목욕탕에서 맨손체조하며 노익장 과시하는 분들 보면 천안함사태로 큰 일 벌어져도 별 일 없을 것 같기도 하구. 암튼 마흔 넘으니 호르몬의 변화인지 자꾸 소심해지네요. 그렇찮아도 전 태생이 소심남인데...심한 목감기로 잠을 못 자 이 시각에 들어왔습니다.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11 12:27

      황사 때문인가 봅니다. 빨리 건강회복하시길 ... 감기에는 그저 푹 쉬는 것이 최고라던데 ...

  11. 굄돌 2010/05/11 09:55

    남녀 혼탕이 있다던데
    그곳에 가면 저도
    그사람처럼 온 몸 둘둘 말아 가지고 다니겠지요?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11 12:28

      불공평하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을까요? ㅎㅎㅎ

  12. 네포무크 2010/05/11 13:06

    민망해서 가렸을까요~ 아님 딴사람들 기죽지마라고(?) 가렸을까요~?? ^^;

    • 박승민(풀칠아비) 2010/05/13 10:27

      그건 알 수가 없네요. 제가 외국어가 많이 약해서리, 물어보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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