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사는 풍경 #10 – 그냥 100원짜리 이야기

날씨가 우중충한 주말에는 마트에 사람들이 많이 몰린다. 장보기를 마치고 가방 보관함이 있는 곳에 도착하니, 그곳마저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가방만 맡기면 되는 상황이라면 그냥 안으로 들고 들어갔을 텐데, 보아하니 근처 다른 마트에서 1차 쇼핑한 물건들을 보관할 장소가 필요한 사람들인 것 같았다.

열쇠 들고 가방이 들어있는 보관함 앞에 서니, 한 아주머니가 잽싸게 내 뒤에 바짝 붙어 섰다. 열쇠를 꽂아 돌리는 순간, 홈에 걸려 있어야 할 100원짜리 동전이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졌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나는 분명 한 개를 넣었건만, 두 개가 바닥에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런 횡재가?’ 라고 생각하며 하나를 얼른 줍고, 다음 동전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런데 내 바로 뒤에 있던 그 아주머니 벌써 동전을 줍고 있었다. 살짝 얼굴이 마주쳤건만 그 아주머니는 내게 동전을 건네는 대신, ‘상황 파악 끝났음’을 뜻하는 미소만 지었다.

동전 달라고 얘기하려다 그냥 돌아섰다. 그 아주머니는 내(?) 동전으로 내가 사용하던 보관함을 물려받았다. 주차장으로 가면서 ‘아까 실수로 내가 두 개 넣었던 것이라고 우길 걸 그랬나?’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횡단보도 지나가다 발견된 길바닥의 100원을 그냥 지나친 적도 있으면서, 원래 내 돈도 아닌 이 100원은 왜 이렇게 아깝게 느껴지는 것일까? 사실, 그냥 뒤의 아주머니가 100원짜리 없다며 하나 달라고 했어도, 그냥 흔쾌히 주었을 100원짜리 동전인데 말이다.

오늘도 지난 번처럼, 누가 귀찮다고 100원 포기하고 주차장 아무 곳에나 버려둔 카트는 없는지 찾아봐야겠다.

오늘 사는 풍경 #3

2009/12/09 10:36 2009/12/09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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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수 2009/12/09 10:57

    ㅎㅎㅎ 그냥 백 원을 아끼심이 나을 듯 한데요? ㅎㅎ^^

    • 박승민(풀칠아비) 2009/12/09 11:05

      100원 가치밖에 없는 이야기에 현답을 주고 가시는군요.
      고맙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 뽀글 2009/12/09 11:37

    ㅋㅋ 가끔 이마트가면 카트가 아무대나 있어 그거 끌고 장보고 나중에 카트열쇠끼우며
    100원 내꺼로 만든다는..^^;;

    • 박승민(풀칠아비) 2009/12/09 11:42

      정말 그런 경우가 있더라구요. 저도 지난번에 그렇게 백원 챙겼습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3. Phoebe 2009/12/09 11:37

    ㅋㅋㅋ혹시 아주머니가 빈 보관함인줄 알고 넣었던 동전 아닐까요?
    그럼 주인 찾아간건데...ㅎㅎㅎ

    • 박승민(풀칠아비) 2009/12/09 11:43

      흠... 그럴 수도 있겠는데요. 그건 미쳐 생각못해봤네요. ㅎㅎㅎ
      고맙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4. 모모군 2009/12/09 12:09

    마트 카트 하니까 생각나네요.. 항상 그 때만 되면 100원짜리 동전이 없더라구요..;;
    매번 지폐를 동전으로 바꿔야 해서 결국 무거운 짐이 되었다는.. 상관없는 얘길 하고 있군요.. ㅋㅋ

    아무튼, 좋은 하루 되세요 : )

    • 박승민(풀칠아비) 2009/12/09 12:17

      꼭 그렇더라구요. 필요할 때 찾으면, 뭐든 없기 마련이지요. ㅎㅎ
      고맙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5. raymundus 2009/12/09 12:54

    원래 카트를 제자리에 가져다 놓지 않는걸 방지하려고 100원짜리를 넣게 만들었다지요?
    100원의 존재가 귀차니즘을 극복하지 못한 경우인가봅니다.^^
    아 요즘엔 핸드폰 고리같은거에 백원을 대체할만한 물건이 달린것도 있데요..동전대신
    그걸 넣으면 된다는군요

    • 박승민(풀칠아비) 2009/12/09 16:35

      동전을 대체할 만한 그런 것이 또 생겼나보네요.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집니다.
      고맙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6. 푸른솔™ 2009/12/09 15:19

    저런 카트만 찾아다녀도...
    꽤 짭짤하지 않을까 싶어요.
    100원은 거들떠도 안보는 시대니까요...

    • 박승민(풀칠아비) 2009/12/09 16:42

      그런데 아직 많지는 않은 것 같더라구요. ㅎㅎㅎ
      고맙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7. Mobius 2009/12/09 15:28

    "누가 귀찮다고 100원 포기하고 주차장 아무 곳에나 버려둔 카트.." 어제 저의 얘기군요.. 뜨끔ㅎㅎ

    • 박승민(풀칠아비) 2009/12/09 16:48

      '아차'하는 생각에 다시 카트 찾으러 갔을때, 이미 없어졌으면 제가 100원 벌이 한 것으로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ㅎㅎㅎ
      고맙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8. 블루버스 2009/12/09 17:03

    100원의 차이가 무섭습니다.
    이마트 갈땐 반드시 카트를 제자기에 놓고 100원을 찾아가고
    코스코 갈땐 아무대나 버려둡니다.(100원을 안넣으니...)
    근데 막상 저렇게 내 것(?) 같은 100원을 가져가면 찜찜한 기분일듯.

    • 박승민(풀칠아비) 2009/12/09 17:15

      블루버스님 말씀과 비슷한 글을 전에 적은 기억이 나, 포스팅에 관련 링크 추가하였습니다.
      (오늘 사는 풍경 #3)
      그리고 정말 찜찜했습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9. 초록누리 2009/12/10 09:45

    ㅎㅎㅎㅎ 흔한 100원짜리 동전이지만 저럴때는 새삼 아쉬워지지요.

    • 박승민(풀칠아비) 2009/12/10 10:44

      그렇더라구요. ㅎㅎㅎ
      고맙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10. 바람꽃과 솔나리 2009/12/10 15:05

    비가 제법 많이 오네요...
    비가 오는 주말은 특히 대형마트가 붐비더군요..
    가족들이 다 와서 하루를 즐기다(?) 가는 느낌입니다..ㅎ
    아주머니의 미소가 100원을 더 아깝게 만드는군요^^*

    • 박승민(풀칠아비) 2009/12/11 11:09

      비오는 주말 갈 만한 마땅한 곳이 없으니, 마트에 사람들이 모이는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다만, 충동구매로 인한 과소비가 문제지요.
      정말 그 100원은 아까웠습니다. ㅎㅎ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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