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너의 꿈을 펼쳐라]
필립 체스터필드 지음, 채형민 옮김, 창현문화사


가끔 내가 세상에서 지금 사라진다면 아들에게 무엇을 남겨줄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가진 재산도 없고, 본보기로 남겨줄 만한 멋진 삶과도 거리가 많으니 과연 무엇을 남겨줄 수 있단 말인가? 지금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나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시행착오를 알려주는 정도가 아닐까? 적어도 나와 닮은 내 아들에게는 좋은 정보가 될 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말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우연히 이 책을 서점에서 접하게 되었다. 18세기에 쓰여진 책이고 이미 여러 제목으로 그 내용이 번역되어 있다고 들었다. 새삼스레 얘기하지 않아도 세상의 아버지들이 아들과 딸들에게 해 주고픈 좋은 얘기들로 가득하였다. 순간 18세기 부모의 얘기에 공감하는 내가 너무 고리타분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금방 생각을 바꾸었다, 예나 지금이나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학업 보다 사교나 필요한 교양 습득을 강조한 내용에 거부감을 보일 부모들도 있겠지만 말이다.

지금이 아니라 학창시절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그 느낌이 어떠했을까? 지금처럼 몸에 와 닿는 이야기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약간은 회의적인 생각이 들었다. 그 때를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고 또 후회를 하는 것이 평균적인 사람의 모습이니까. 또 실패담이라도 남겨 주고픈 절실함 때문에 그 내용이 그렇게 와 닿는 것이 아닐까?

문득 그러면 이 책의 아들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궁금해졌다. 또 하나의 우연으로 지금 같이 읽고 있는 책에서 그 내용을 알 수 있게 되었다. 그 내용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여러 해에 걸친 이러한 서간 교육이 아들에게 유익했던가? 우리가 알기로는 그렇지 않았다. 천성적으로 그 젊은이는 세련되거나 말을 잘하지 못했고, 무엇보다 지독하게 수줍음을 탔다. 빛나는 아버지의 훌륭한 산문들도 사교계에서 기적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던 것이다.” (시간추적자들, 하랄트 바인리히 저, 김태희 역, 황소자리, 41쪽)

물론 이 글이 그 아들이 훌륭한 삶을 살지 못했다는 뜻은 아니다. 그리고 이것이 이 책의 내용에 담겨있는 아버지의 사랑을 깎아 내릴 수 없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아들에게는 아들의 인생이 있지만, 이러한 아버지의 노력이 그 삶에도 분명 도움이 되었으리라 믿는다.


(더하여) 이 책에서 저자는 “특히 대화에 있어서 절대 피해야 할 것이 있으니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이다”(162쪽) 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지금 내가 이 글을 남기는 것 또한 나의 이야기일진데 ...

2008/06/03 11:16 2008/06/0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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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artier pasha 2011/12/31 16:37

    사실,이 책은 아주 철학적 정말 예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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