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서비스맨과 오토바이

주머니 많이 달린 검정색 조끼, 그 조끼 한 쪽에 굳이 바깥쪽으로 매달린 핸드폰, 그리고 그 핸드폰에 연결된 통화 가능한 이어폰까지 요즘 엘리베이터에서 많이 보는 풍경 아닌가? 물론 여기에다 옆구리에 끼고 있는 헬멧과 다른 쪽 손에 들려있는 서류봉투가 추가되면 퀵서비스맨들의 모습임에 더 분명해진다. 그리고 가끔씩 눈에 띄는 가죽 부츠가 아니더라도, 팔꿈치와 무릎의 두툼한 보호대만으로 충분히 그들은 온몸으로 ‘나 오토바이 타고 있소.’라고 외치고 있다.

며칠 전 길거리에서 오토바이에서 내리는 한 퀵서비스맨을 본 적이 있다. 그가 내린 오토바이는 문외한인 내가 봐도 뭔가 달라 보이는 그런 멋진 놈이었다. 비싼 것이 좋은 것으로 여겨지는 세상이지만, 왠지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아 보였다. 그런데 그 멋진 오토바이 뒤쪽에 쇠파이프가 용접이 되어 붙어있지 않은가? 큰 짐을 싣기 위한 짐칸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다.

오토바이 타는 것이 좋아서 이 일을 하는 사람도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 사람이 그런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토바이에 쇠파이프를 달면서 그는 어떤 생각을 하였을까? 일하면서도 오토바이를 계속 탈 수 있어서 즐거운 마음이었을까? 아니면 자신의 애마에 흉물스런 쇠파이프를 달 수밖에 없어 마음이 아팠을까? 이 정도 타협이라도 가능한 것에 감사했을까, 아니면 ‘이것이 생활이다’ 라고 생각했을까?
2009/09/21 11:05 2009/09/2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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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뽀글 2009/09/21 11:50

    아까울꺼 같아요..타협이라고 하기에도.. ㅠ
    그냥 보는사람도 그렇게 느끼는데 직접애마에 손질한 그분은...^^;;

    • 박승민 2009/09/21 12:16

      그분은 정말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직접 물어볼 수도 없는 일이고...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2. 영웅전쟁 2009/09/21 11:54

    음...
    어떤 이유에서든 별로 보기 좋은 장면이
    아니더군요.
    물론 타협에 가까웠겠지만 이도 핑계라는 ㅋ
    잘보고 갑니다.
    고맙습니다.
    멋진 한주 열어가시길 바랍니다.

    • 박승민 2009/09/21 12:23

      영웅전쟁님도 보신 적이 있으시군요.
      그 사람 속에 들어갈 수도, 물어볼 수도 없어서 그냥 혼자 궁금해하며 적어보았습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다 다를 터이니, 혼자 생각한다고 답이 나올리 없지만 말입니다.
      고맙습니다. 즐겁고 건강한 한 주 보내시길 바랍니다.

  3. White Rain 2009/09/21 12:53

    저라면 어쩌했을까...생각해 봅니다. 그래도 세상과 타협을 해야..살 수 있지 않을까...싶군요.

    • 박승민 2009/09/21 13:06

      좋은 의견 고맙습니다. 타협없이 살 수 없는 세상이기도 하지요.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4. 카기 2009/09/21 13:51

    아마도 타협을 했을거 같아요 큭 자기가 좋아하는 오토바이에 흉물스런 쇠파이프 큭
    가슴아프죠;;

    • 박승민 2009/09/21 14:48

      사실 타협에도 여러가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처럼 오토바이에 쇠파이프 다는 타협도 있을 것이고, 다른 직장생활하면서 주말 취미로만 오토바이를 즐기는 타협도 있을 것이고 ... 아니면 허름한 업무용 오토바이를 한 대 더 사는 타협도 있을 것이고...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다 다르겠지요.
      좋은 의견 고맙습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5. 종이술사 2009/09/21 14:39

    흑 좀 싫었을거 같아요 ㅠㅜ

    • 박승민 2009/09/21 14:52

      싫어도 어쩔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있으니까요.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6. candycat 2009/09/22 00:27

    전 가슴아팠을 것 같아요...
    하지만 삶이라는게 어쩔 수 없어도 해야할 때가 있으니까요....

    • 박승민 2009/09/22 11:10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7. PAXX 2009/09/22 11:35

    그냥 돈벌려고 타는게 아닐까요?^^;

    • 박승민 2009/09/22 12:46

      ㅎㅎ 그럴 수도 있겠지요.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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